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사랑이라는 단어가 숭고함과 순수함의 결정체로 여겨지는 세계에서 그 단어의 이면에 숨겨진 위험성을 감지하는 것은 일종의 불경스러운 통찰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를 관통하며 인간 정신의 가장 깊숙한 운동을 추적해볼 때, '사랑'만큼이나 다층적이고 때로는 기만적인 힘을 발휘해온 개념도 드물다. 그것이 지닌 위험성은 바로 그 숭고함이라는 외피, 그 누구도 감히 의심하기 어려운 도덕적 절대성이라는 후광 뒤에 교묘히 은폐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동기들에서 비롯한다.
사랑을 빈번히 입에 올리는 자들이 왜 그토록 쉽게 위선자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는가? 이는 그들이 내세우는 사랑이라는 이상이 대개 인간 실존의 현실적 조건들과는 극히 괴리된, 초월적인 순수성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순적인 욕망들의 각축장이며 자기 보존과 힘에의 의지라는 근원적 충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다. 이러한 현실적 인간이 저토록 고결하고 비현실적인 사랑의 이상을 온전히 체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그들의 언어와 행위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간극이 발생하며, 이 간극이야말로 위선의 자양분이 된다. 그들은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혹은 타인을 기만함으로써 이 불편한 부조화를 봉합하려 한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들의 모든 모순과 결핍을 덮어주는 가장 편리하고도 강력한 알리바이가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랑을 설파하는 자의 언어가 종종 그의 가장 악랄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지닌 특유의 '가치 전복적' 힘과 무관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현실적 힘의 경쟁에서 열세에 놓인 자들은 종종 '사랑', '연민', '용서'와 같은 가치를 내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