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분석 : 딸이 아들을 이기는 방법은 아들을 없애는 것이다
1. 삶이라는 게임
부모의 자식 사랑은 평등하지 않다. 물론 우리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깨물었을 때 더 아픈 손가락이 있기 마련이다. 자식 중에서도 더 사랑하는 자식이 있다.
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재산 분배다. 돈은 결국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어떤 부모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똑같이 분배할까? 결국 돈은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자식에게 가장 많이 흘러가게 되어 있다. 돈만큼 솔직한 건 없다.
나는 원래 집안의 막내였지만 지금은 내 밑으로 동생이 둘이나 생겼다. 아빠가 어떤 창녀랑 새살림을 차려버렸기 때문이다. 그 창녀는 아기도 쑥쑥 낳아버렸다. 그것도 아들로. 이렇게 나와 언니들의 입지는 좁아졌으며 아빠가 죽고 난 뒤 받을 돈 역시 줄어들어 버렸다. 아니, 사실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잘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아들이 딸보다 더 사랑받는다. 물론 요즘에는 아들 딸 구별 없다지만 사실 구별이 있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말을 믿지 말고 행동을 믿어야 한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다. 아들, 딸 상관없이 다 사랑한다는 말을 누가 못하겠는가? 하지만 아들과 딸 중 누구에게 더 많은 돈을 쓰는지 보라. 대부분 아들에게 더 많은 돈이 흘러간다. 이 말은 곧 아들에게 더 많은 사랑이 흘러간다는 소리다.
나는 요즘 아빠와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아빠 옆에 들러붙어 있는 창녀와도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난 그 창녀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본다. 그녀가 도대체 어떻게 아빠를 구워삶아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녀는 아빠를 손에 넣어버렸다. 아빠가 죽으면 그가 가지고 있는 재산의 상당수가 그녀에게로 갈 것이다. 난 그녀를 보면서 정말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했으며 그녀에게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혹시 모를 일 아닌가? 그녀가 그랬듯이 나도 나중에 남의 집 남자를 빼앗아야 할 일이 있을지.
삶 자체가 착취다. 뺏고 빼앗기는 게 삶이다. 유전무죄고 무전유죄다. 힘이 없으면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얻을 수 있는 게 좆도 없다. 힘 있으면 쓰레기처럼 살아도 떵떵거리며 지낸다. 그렇게 힘없는 우리는 죽고 나서의 삶을 동경하게 된다. 천국을 간다느니, 다음 생에는 부자로 태어날 거라니 하는 헛소리들을 하면서.
이런 헛소리들을 믿는 걸 비난할 수는 없다. 이거라도 안 믿으면 어떻게 산단 말인가? 거짓된 희망일지라도 희망은 희망이다. 그러니 종교 믿는다고 뭐라 할 필요 없다. 심지어 사이비 종교 믿는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무식과 연약함이 죄는 아니지 않은가? 물론 나에게는 종교든 사이비 종교든 다 똑같지만.
우리는 가끔 경제학자들이 이 세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파이가 커지면 모두가 다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걸 듣는다. 하지만 이 역시 개소리다. 파이가 커지면 커진 파이의 대부분이 힘 있는 사람들에게로 돌아간다. 쥐꼬리만큼이 힘없는 사람에게로 간다. 그러니 경제 성장을 한다고 한들 무슨 감회가 새롭겠나? 게다가 지금은 예전처럼 두 자릿수로 경제 성장을 할 수도 없다. 즉, 커지는 파이의 양도 내 아빠의 좆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