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 Liberty University Convocation
생명력 그 자체가 의인화된 듯한 존재가 있다. 내부에 어떠한 심리적 마찰이나 응어리도 없이, 존재의 근원적 에너지를 외부 세계로 거침없이 방사하는 유형의 인간. 이러한 인간에게 있어 삶의 복잡다단한 현상들, 심지어 권력의지를 둘러싼 최고 난도의 각축장인 정치조차도 하나의 유희적 장(場)으로 변모한다. 이는 그가 의식적으로 세상을 게임으로 간주하는 관점을 '선택'한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내부에서 넘실대는 압도적인 생명력이, 마치 태양이 빛을 발산하듯, 외부 세계의 저항과 마찰을 놀이의 일부로 자연스레 포섭해버리는 것이다. 이들에게 삶은 고뇌에 찬 당위의 연속이 아니라, 힘의 발현과 극복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긍정의 과정이며, 이러한 존재 방식 자체가 하나의 긍정적 가치를 체현한다.
반면, 내부에 풀리지 않는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 이 응어리는 억압된 욕망, 해소되지 못한 원한, 혹은 자기기만에서 비롯된 내적 불일치의 산물이다. 자신의 가장 깊은 충동에 정직하지 못하고, 따라서 그 충동을 건강하게 승화시키거나 발산할 통로를 찾지 못한 영혼은 무엇을 축적하는가? 그것은 만성적인 짜증, 교묘한 수동적 공격성, 냉소적인 빈정거림,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과 세계를 향한 깊은 원한(ressentiment)이다. 이들에게 유머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한다 해도 그것은 뒤틀린 자기 연민이나 타인에 대한 은밀한 공격성의 발로일 뿐이다. 그들은 진지하되, 생명력을 상실한 건조하고 재미없는 진지함에 매몰되어 있다. 빈정거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