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보기 : 한국 사회 읽기, 2025년 4월 14일
또 땅이 꺼졌다고 한다. 서울, 부산, 광명.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스팔트 아래가 허물어지고, 콘크리트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주저앉는다. 뉴스 헤드라인은 ‘도심 속 지뢰’, ‘땅꺼짐 공포’ 따위의 선정적인 단어들로 도배되지만 본질은 언제나 그렇듯 시시하고 지저분하다. 이건 공포 영화가 아니라, 예고된 시스템의 붕괴, 관리의 실패,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비겁함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다. 마치 곪아 터진 상처처럼, 도시의 썩은 내장이 이제 표면으로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