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차기태 - 이건희의 삼성, 이재용의 삼성
삼성생명의 상장은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건희의 ‘사재 출연’ 약속과 맞물려 오래된 숙원처럼 진행되어 왔다. 겉으로 보면 부실화된 자동차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건희가 자신이 가진 삼성생명 주식을 내놓은 것이지만, 실제로는 삼성생명의 상장을 통해 막대한 상장차익을 거두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1988년 9월 유상증자와 1990년 2월 자산재평가까지 마친 삼성생명은 이미 상장 준비를 상당 부분 마쳤다. 재평가차익 876억 원을 자본으로 전입시키고, 납입자본금을 높여 자기자본을 7천억 원 수준까지 늘린 상태였다. 그럼에도 오너 일가가 실제로 투자한 자본금은 극히 적었고, 그동안 쌓인 이익잉여금 또한 누가 만들어낸 가치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