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차기태 - 이건희의 삼성, 이재용의 삼성
책상 위에 쌓인 자료들은 단순한 위기 극복의 연대기가 아니다. 삼성카드, 그리고 그 구원투수로 등판한 삼성생명. 이 서사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라는 거시적 배경 아래, 한국 재벌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금융 규제의 한계, 그리고 정교한 자본 동원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편의 금융 스릴러에 가깝다. 읽어 내려갈수록 그들의 대담함과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경탄과 함께 과연 이것이 '공정한 규칙' 아래 벌어진 게임이었는지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교차한다.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는 이렇게 극명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