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차기태 - 이건희의 삼성, 이재용의 삼성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무겁다. 삼성의 석유화학 진출사. 단순한 기업 연혁이라 치부하기엔 그 안에 담긴 야망과 좌절의 무게가 너무도 선명하다. 누군가는 ‘또 하나의 사업 확장’이라 기록하겠지만 내 눈에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필사적으로 노를 젓거나, 혹은 스스로 불길에 뛰어든 나방의 이야기가 보인다. 성공과 실패, 그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춤을 춘 거인의 기록. 그 안에는 내가 혐오하고, 또 갈망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