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사건과 미국의 태도

세상 보기 : 2023년 9월 25일 해외 주요 뉴스

1. 인도 정부 요원이 캐나다인을 암살했는가?

이번 주에 매우 큰 일이 있었습니다. 캐나다 총리는 인도 정부 요원이 캐나다 땅에서 캐나다인을 암살했다고 말했습니다. 네? 뭐라구요? 그러니까 인도 정부의 요원이 캐나다로 와서 캐나다 국민을 죽였다구요? 네, 맞습니다. 캐나다 총리는 지금 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총리의 발언으로 정말 난리가 났습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약 한국 대통령이 일본 정보 요원이 한국 땅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일이 발생했다고 발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생각보다 조금 복잡합니다. 살해당한 사람은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온 사람이었는데, 인도에서 분리주의 운동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시크교라는 종교를 믿고 있는데 이 시크교를 믿는 사람들만의 국가(칼리스탄)를 인도 내에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과격하게 비유하자면 서울 사람이 갑자기 자기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고 서울이라는 새로운 ‘국가’의 국민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도 정부가 이런 사람을 내버려 둘까요? 그 어떤 정부도 분리주의자를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분리주의자들과 인도 정부는 과거의 폭력적인 갈등을 겪었고 분리주의자들은 그렇게 인도를 떠나 캐나다, 미국, 영국 등으로 가서 그곳에서 분리주의 운동을 지속했습니다.

인도와 캐나다의 갈등은 이때부터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인도는 캐나다가 ‘테러리스트’를 보호하고 있다고 말하며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인도 분리주의자들이 분리주의 운동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는 그들은 이미 캐나다 시민권을 얻었고 그렇기에 민주주의적 질서에 따라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국가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인도는 캐나다의 주장, 즉 인도 정부 요원이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분리주의자를 살해했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라 말합니다. 캐나다는 여전히 인도 정부 요원이 암살에 관여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고 인도 정부가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데 협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인도 외교관을 추방했고 인도 역시 캐나다 외교관을 추방했습니다. 아직 암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캐나다와 인도의 관계가 매우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하는 건 미국의 태도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오랜 동맹관계에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현재 미국 입장에서는 인도도 매우 중요한 국가입니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인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 상황을 과연 어떻게 해결할까요? 우리는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이익에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미국은 ‘국가의 주권’이니, ‘인권’이니 하는 말들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런 말들은 미국의 진짜 의도인 자국의 이익을 포장하는 예쁜 말에 불과합니다.

2. 미국의 예쁜 말을 믿어야 하는가?

제가 저번에 여러분들께 미국의 이중적 행동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 합니다. 미국은 틈만 나면 중국이 소수민족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인권을 탄압한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그런데 인도는 어떤가요? 인도 역시 국제사회로부터 소수자들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의 소수자 탄압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인도를 “중국과는 달리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인권, 민주주의적 가치 등은 그냥 명분이고 문학적으로 표현하자면 헛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