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도, 소망도 없이, 그저 한 포기의 풀처럼 살 수 있는가?

이념적 망상을 버리고 현실 시스템 속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에세이 주제를 암시하는 표정.

사뮈엘 베케트 - 고도를 기다리며

여기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첫 번째 인간은 자본주의에 희망이 없다며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자본주의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겪는 모든 불행의 원인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만 무너뜨리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병신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복잡하고 또 복잡한 사회이론을 들먹인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다. 그는 지금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바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 역시 자본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그가 했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이들에게는 가난만이 남는다. 개인은 사회에 패배한다. 반드시 기억하라. 개인은 사회에 패배한다.

여기 또 다른 인간이 있다. 이 인간은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그러니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겪는 모든 불행의 원인은 시장 원리를 따르지 않고 인위적으로 경제를 조종하려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손을 떼라. 정부는 최소한의 역할만 해라. 그렇게 한다면 저절로 풍요가 찾아올 것이다.

당신은 알고 있다. 이 역시 개소리라는 걸. 이 병신 역시 사실이 아닌 자신들의 희망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시장이 완벽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시장이 완벽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은 시장 중심 경제체제라는 자신들의 바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 어떤 믿음도 허락하지 않는다.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회주의 운동을 하거나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짓을 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사회 운동을 한다면 그걸 통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이지 세상을 바꾼다는 열정 때문이 아니다. 왜냐면 세상은 인간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인간은 단지 커다란 파도의 일부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당신은 SNS에서 마르크스와 미제스의 경제 이론 중 어느 것이 맞는지 싸우는 병신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맞든 미제스가 맞든 무슨 상관인가? 우리는 인터넷에서 똑똑한 척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식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건 샤넬이고 커다란 집이며, 보기만 해도 눈이 돌아가는 가전제품이다. 마르크스가 이걸 얻는 데 도움이 되면 마르크스 말을 따르고 미제스가 도움이 되면 미제스 말을 따른다.

우리는 세상을 바꾼다는 망상을 버렸다. 인간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세상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인간은 그것의 일부일 뿐이다.

위 두 종류의 인간 모두 희망을 말하고 있다. 한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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