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값은 끊임없이 올라가 너와 나를 구별해야 한다

두 개의 높은 유리 마천루가 푸른 하늘 아래 나란히 서 있는 모습.

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공간의 점유와 구획이라는 현상, 우리가 부동산이라 부르는 이 영역은 단순히 물리적 거처의 문제를 넘어선다. 그것은 심층에서부터 길어 올려진 인간 의지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노골적인 자기표현의 장이다. "나는 이러한 유형의 존재들과 더불어 호흡하고 싶다. 그리고 저러한 유형의 존재들과는 단 한 뼘의 대기도 공유하고 싶지 않다!" 이 절규에 가까운 선택과 배제의 의지가 바로 공간을 조직하고 부동산이라는 현상을 추동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부동산은 본질적으로 구획을 설정하고 경계를 그음으로써 유사한 영혼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결집하며, 이질적인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성채를 구축하려는 욕망의 산물이다. 이른바 '시장'이라는 기제는 이러한 욕망들이 충돌하고 조율되며 관철되는 투기장이자 연무장이다.

예컨대 강남이라는 특정 공간을 보라. 무엇이 그곳을 선망과 질시가 뒤섞인 욕망의 대상으로 격상시키는가? 지리적 이점, 정비된 학군, 편리한 사회기반시설 따위는 이 거대한 의지의 표피에 깃든 현상적 결과물에 불과하다. 그 심층에는 더욱 강력하고 근원적인 선언이 용솟음치고 있다. "나약한 자, 패배감에 젖어 스스로를 피해자로 규정하는 자, 창조적 능력이 거세된 채 불평만을 일삼는 자, 그 누구도 이곳의 공기를 흐릴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 마천루의 수직적 상승을 동경하는 정신, 정의로움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모든 평준화의 폭력에 본능적인 역겨움을 느끼는 영혼, 그리고 세계에 구체적인 유용성으로 기여하는 자만이 이 선택된 공간의 성원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암묵적 규약. 이 규약을 관철하기 위해 그들은 성벽을 쌓아 올린다. 그 어떤 물리적 장벽보다 견고하고 넘어서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이름의 성벽을. 이 성벽은 더욱 높아져야만 한다.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값싼 동정이라는 미명 아래, 저 낙오된 영혼들이 감히 이 성역을 넘보지 못하도록.

만일 이 견고한 구획 속으로 어쩌다 비천한 영혼, 즉 삶의 무게에 짓눌려 왜소해진 정신이 스며들어와 그 수가 점차 늘어난다고 가정해보자. 그 순간 그 공간을 지탱하던 보이지 않는 힘의 균형은 깨어지고 부동산의 가격이라는 가시적 지표는 하강의 궤적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한 공간을 지배하던 특정 유형의 의지가 약화되고 그 공간의 본질적 가치가 침탈당하고 있다는 징후이다. 이때 그 공간을 창조했던 뛰어난 영혼들은 외칠 것이다. "우리의 대지가 더럽혀졌다! 저 이질적인 것들의 확산을 막아내고 우리의 공간을 구원해야 한다! 저 천박한 침입자들을 차가운 경멸의 시선으로 응시하라. 그 어떤 동정심도, 그 어떤 값싼 연민도 저들에게 베풀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성벽이 무너지고 있다! 만약 저 평범하고 무기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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