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가 현대예술이다

글 읽기 : 레이먼드 카버 -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현대예술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무엇이 현대예술이 아닌가를 말하겠다. 의미를 말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건 현대예술이 아니다. 같잖은 설교를 늘어놓고 조잡한 교훈을 주려고 하는 건 현대예술이 아니다. 현대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대의 세계관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예술은 세계관의 반영이다.

무엇이 현대예술이냐고?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를 읽어라. 이게 현대예술이다.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말하며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물들을 보라. 그리고 자신이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인물들을 보라. 아, 이 인물들이 누구인가? 우리다. 우리가 바로 개소리를 지껄이면서 삶을 망치고 있는 장본인이다. 차라의 다다선언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제발 개소리로 삶을 망치지 말라고! 고통을 직시하고 고통과 함께 살아가라고!

현대예술은 당신에게 차가워지라고 말한다. 거짓된 달콤함 속에서 사느니 진실한 고통 속에서 죽으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대예술을 이해한다는 건 단순히 머리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마음의 문제다. 현대예술가들은 엄청난 결의를 가지고 삶을 대한다. 모든 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게 쉽겠는가, 모든 의미를 다 포기하는 게 쉽겠는가? 포기가 훨씬 어렵다. 버리는 게 그 어떤 것보다 어렵다. 자아를 포기하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