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보다 소피스트가 중요하다

소피스트가 중요하다.

글 읽기 : 섹스투스 엠피리쿠스 - outlines of scepticism

1. 세계관은 실재론과 유명론 뿐이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매우 간단한, 하지만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틀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전문용어로 실재론과 유명론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저는 간단하게 전자를 플라톤, 후자를 소피스트라고 하겠습니다.

세계는 결국 실재론과 유명론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기본적인 법체계를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야. 법을 공부할 때 중요한 건 법전에 쓰여 있는 법문 하나하나가 아니라 그 법문 전체를 포괄하는 도덕을 이해하는 거야. 도덕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법이 무엇인지 알게 돼. 왜냐하면 법은 도덕의 부분 집합이니까.”

이때 이 말을 하는 사람이 실재론적 세계관, 즉 플라톤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세계관 속에서 꽃 피웠던 문명이 고대 그리스와 근대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르네상스가 인류 문명의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르네상스 이후 예술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고 말합니다. 아닙니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왜 그러한가는 철학, 미술 등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이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건 우리 시대는 실재론적 세계관이 아닌 유명론적 세계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은 플라톤이 아니라 소피스트입니다. 만약 플라톤을 읽는다면 플라톤적 세계관이 왜 우리 시대와 맞지 않는가를 알기 위해서이지 그의 생각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2. 현대는 유명론의 세계관 속에 있다

여러분은 이제 저 사람에게 이렇게 답합니다.

“법이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근거가 뭐지? 그리고 우선 네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도덕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되어야 해.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리고 법을 잘 알기 위해서 도덕을 알 필요는 없어. 네 주장은 현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삼국시대의 말을 알아야 한다는 것과 똑같아. 현대 한국어는 현대 한국어만의 체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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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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