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 2025년 5월 10일호
Article: How to build strong magnets without rare-earth metals
눈에 잘 띄지 않는 자석이라는 존재가 강철, 마이크로칩, 석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대한 외교 게임의 말(chess piece)로 부상하는 시대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희토류’ 금속으로 제조 가능한 강력한 영구 자석, 특히 그 효용성이 지대한 종류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하며 세계를 긴장시켰다. 이 조치는 단순한 경제적 압박을 넘어, 첨단 산업의 혈맥을 쥐고 흔들려는 지정학적 의도를 명백히 드러내는 신호탄과 같다.
희토류 원소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물질들을 이루는 아주 기본적인 재료들, 즉 원소들 중에서 특별한 그룹을 말하는 것이다. '원소 주기율표'라는 커다란 목록이 있는데, 이 목록에서 특정 번호대에 속하는 15가지 원소들, 예를 들어 '란타넘'이라는 이름을 가진 원소부터 '루테튬'이라는 이름을 가진 원소까지를 한데 묶고, 여기에 추가로 성질이 비슷한 '스칸듐'과 '이트륨'이라는 두 가지 원소를 더하여 총 17가지 원소들을 특별히 '희토류'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이름에 '희귀하다'는 뜻의 '희(稀)'자가 들어가 있어서 마치 이 원소들이 지구상에 정말 찾아보기 힘들 만큼 아주 적은 양만 존재하는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금이나 은처럼 그 존재 자체가 극도로 드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구의 땅속 여러 곳에 꽤 널리 흩어져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하다'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 원소들이 한곳에 경제적으로 채굴할 만큼 충분한 양으로 뭉쳐져 있는 광맥, 즉 '돈이 될 만한 덩어리'를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희토류 원소들은 다른 여러 광물들과 뒤섞인 채 아주 적은 양으로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어서, 마치 넓은 모래밭에서 아주 작은 특정 색깔의 모래알 몇 알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한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설령 희토류 원소들이 포함된 광석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그 광석에서 순수한 희토류 원소들만을 뽑아내고, 또 그 안에서 각각의 희토류 원소들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깨끗하게 만드는 과정이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희토류 원소들은 서로 화학적 성질이 너무나 비슷해서 마치 똑같이 생긴 쌍둥이들을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분리하기가 까다롭다. 이 분리 및 정제 과정에서는 많은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에 해로운 물질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특별한 시설과 기술이 필요하며 이러한 모든 과정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결국, 땅속에 존재는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희귀한 흙 속의 원소'라는 의미로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이들은 각각 독특한 물리화학적 특성, 예컨대 강력한 자성, 촉매 작용, 발광성 등을 지녀 현대 첨단 기술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소재로 기능한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는 이유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 및 가공의 압도적인 점유율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낮은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느슨한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중국은 희토류 산업의 패권을 장악했으며 미국 에너지부의 2022년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생산되는 약 10만 톤의 희토류 자석 중 92%를 생산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중국에게 강력한 협상 카드를 쥐여주었으며, 2010년 일본과의 조업 분쟁 시 희토류 수출을 수개월간 중단했던 사례나 최근의 자석 자체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는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보복을 넘어, 희토류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타국의 첨단 산업 발전과 국방력까지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희토류로 자석을 만든다는 것은 네오디뮴(Nd), 사마륨(Sm), 디스프로슘(Dy)과 같은 특정 희토류 원소를 철(Fe), 붕소(B), 코발트(Co) 등 다른 금속과 합금하여 기존 자석보다 월등히 강력한 자기적 특성을 지닌 영구 자석을 제조한다는 의미이다. 모든 자석이 희토류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값싼 페라이트(ferrite) 냉장고 자석은 산화철을 주성분으로 하며 자기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반면, 희토류 자석, 특히 네오디뮴-철-붕소(NdFeB) 자석이나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은 ‘특이한’ 자석이라기보다는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고성능 자석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특별함은 ‘최대 에너지적(maximum energy product, (BH)max)’이라는 성능 지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는 자석이 저장할 수 있는 자기 에너지의 밀도를 나타내며, 쉽게 말해 철제 파일 캐비닛에서 자석을 떼어내는 데 필요한 힘의 척도로 이해할 수 있다. 고품질 NdFeB 자석의 (BH)max는 세제곱미터당 400킬로줄(kJ/m³)을 넘어서는데, 이는 페라이트 자석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강력한 자기력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