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자는 대부분 음흉한 사기꾼이다

어둠 속에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고대 철학자 석상 클로즈업, 냉소적 인문정신의 상징.

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인간 정신의 특정 유형은 스스로를 '인문(人文)'이라는 고상한 영역의 탐구자로 자처하며, 그 영역의 심오함을 독점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 양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일종의 필연적인 간계(奸計)와 음험함이 그들의 생존 방식 깊숙이 각인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 평가 시스템, 즉 가시적인 유용성이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로 모든 것의 무게를 재려는 저울 위에서, 이들은 종종 하찮은 존재로, 심지어 잉여적 존재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노동의 직접성과 경영의 현실적 힘이 부재한 그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실존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가? 바로 '말'을 통해서이다. 현란하고 다층적인 의미의 그물망을 짜는 말, 때로는 위안을, 때로는 심판을 내리는 듯한 말을 통해서.

이 지점에서 '인문'을 향한 애정은 고대의 주술사나 사제가 수행했던 역할의 현대적 변용과 기묘하게 조응한다. 그들은 가시적 세계의 이면에 숨겨진 '더 높은' 진리나 '근원적' 가치를 해독하고 중개한다고 주장함으로써 현실적 힘의 공백을 정신적 권위의 아우라로 메우려 한다. 정의, 공정, 공감, 사랑, 그리고 마침내 신(神)이라는 장엄한 개념들. 이러한 숭고한 어휘들은 그들의 손에서 때로는 심오한 통찰의 도구로, 때로는 대중을 현혹하는 정교한 연막으로 기능한다. 그들은 '무언가 있어 보이는 존재'로 자신을 연출하는 데 비범한 재능을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들의 가장 정교한 생존 전략이자, 미묘한 형태의 힘에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분명 평범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높은 차원의 지혜를 소유하고 있을 거야"라는 경외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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