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플라톤 - 소크라테스의 변명
현우진 강사가 매우 중요한 발언을 하셨기에, 그의 발언에 대해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의 교재를 PDF로 변환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현우진 강사는 매우 기분이 나쁠 것이다. 왜? 교재가 팔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PDF 파일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교재를 왜 굳이 돈을 주고 산단 말인가? 따라서 현우진 강사가 자신의 교재를 PDF로 변화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인간에게 매우 화가 날 것임은 당연하다. 밥그릇을 건드리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현우진 강사의 교재를 PDF로 변환한 사람을 잡을 수가 없다는 거다. 즉, 실정법으로 어찌 해볼 수 없는 거다. 이에 따라 현우진 강사는 실정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PDF 파일의 공유를 막고자 했는데, 그게 바로 자연법이다. 아! 현우진 강사는 매우 고전적인 방법을 가져온 것이다. 그는 PDF를 사용하는 사람이 경찰에는 잡히지 않을지언정 그게 업(Karma)이 되어 당신 인생의 어느 순간에 불행이 찾아올 거라는 식으로 말했다. 즉, 현우진 강사는 “너는 경찰의 처벌은 받지 않을지언정 저기 하늘에 있는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해 업이 쌓일 것이고, 네 삶의 어느 순간 그 업으로 삶에 불행이 닥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자, 이 발언에 대해 분석해 보자. 만약 당신이 플라톤이나 아이작 뉴턴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저 발언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연히 현우진 강사의 말이 맞다고 할 것이다. 왜? 플라톤이나 뉴턴은 인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진리’를 믿었으며, 인간이 그 ‘진리’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전은 단지 하늘에 있는 근본적 윤리의 최소한을 글로 적은 것뿐이며, 법보다 중요한 건 윤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현우진 강사가 말한 업(Karma)을 믿었으며, 경찰에 잡히지 않더라도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철학적 실재론이다. 실재론에 대해서는 스튜디오 크로아상 글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자, 만약 당신이 데이비드 흄이나 에른스트 마흐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현우진 강사의 말을 비웃을 것이다. 왜? 이들에게 있어 ‘불법’이란 판사가 ‘불법’이라고 판단 내려야 불법이 되는 것이지, 그 행위 자체로 불법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플라톤이나 뉴턴은 저기 하늘 어딘가에 옳고 그름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흄이나 에른스트 마흐는 옳고 그름은 단지 인간 사이의 합의에 불과하며, 현대 사회는 불법이 무엇인지는 판사가 결정하도록 합의되어 있기 때문에 판사가 불법이라고 하지 않는 이상 불법은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래. 나 PDF 썼다. 그런데 내 행동이 불법이라고? 어떻게 불법이냐? 경찰이 나를 잡았는가? 판사가 나에게 불법 행위를 했다고 선고했는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어떻게 내가 불법을 자행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 이들은 업(Karma)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업이라고? 업이 무엇인가? 당신은 업이 있다는 걸 감각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즉, 내 눈과 귀에 업이 있다는 걸 보여주거나 들려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업이란 헛소리에 불과하다. 업이란 단지 나를 겁주기 위한 가스라이팅에 불과하다. 인간은 감각으로 지식을 얻는데, 감각에 포착되지 않는 업이라는 개념은 사기이며 타인을 조종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바로 철학적 경험론이다. 철학적 경험론은 실정법 이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이들에게 있어 옳고 그름은 판사가 재판에서 내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