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 갈랑트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알고 삶을 꾸리자

그림 보기 : 앙투안 와토 - 키테라 섬의 순례

1. 페트 갈랑트(fete galante)란 무엇인가?

우리는 로코코 미술을 볼 때 반드시 ‘페트 갈랑트(fete galante)’라는 말을 듣습니다. 페트 갈랑트(fete galante)는 말 그대로 시골이나 자연에서 우아한 복장으로 노는 걸 말합니다. 그러나 페트 갈랑트(fete galante)는 문자적 뜻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경험을 비유로 사용해 보겠습니다. 저는 언젠가 산속 시골에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서울 생활에 너무 지치고 건강이 나빠져서 산속 시골로 내려가 몸을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서울을 떠나며 저는 시골에서 사는 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시골은 서울처럼 인위적인 문명에 찌들지 않고 자연과 하나이며 저는 그런 자연 속에서 생기를 되찾을 것입니다. 저는 갑갑한 정장을 벗어 던지고 사과를 따는 풋풋한 소녀가 될 것입니다. 시골에서 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발랄함과 순수함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저의 ‘상상’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시골이 정말 서울과는 달리 인간 내면을 더 풍요롭고, 발랄하게 만들어 줄까요? 결코 아닙니다. 서울은 그냥 서울이고 시골은 그냥 시골입니다. 그리고 시골 역시 문명이며 인위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가 단지 영화임을 압니다. 우리는 그 영화를 보고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걸 선택하지 않습니다. 즉, 저에게 있어 ‘시골’이란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시골’이 아니라 제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상화된 시골’이었던 것입니다.

로코코 미술에서 볼 수 있는 페트 갈랑트(fete galante) 역시 현실적 자연이 아닙니다. 로코코 시대의 귀족들과 상류 부르주아는 가끔 문명에 지쳤습니다. 그때 이들은 잠시나마 문명이 주는 피로함을 잊기 위해 ‘이상화된 자연’을 만들어 냅니다. 분 바르고 향수 뿌리는 귀부인들은 잠깐이나마 자신을 순박하고 청순하고 발랄한 시골 처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잠깐 동안 문명의 피로함을 잊고 자신들이 만들어 낸 ‘이상화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즉, 로코코 미술에서 볼 수 있는 페트 갈랑트(fete galante)는 이 지구상에 없는 자연을 그리고 있습니다. 문명인들은 문명의 피로함에서 벗어나고자 철저히 인위적인 자연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와토의 그림에서 어떤 허무와 슬픔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저 그림은 단지 가상 현실일 뿐 실재가...

Comment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hide comments
...
Back
Cart Your cart 0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Total0
구매하기
Empty

This is a unique website which will require a more modern browser to work!

Please upgrade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