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리즘은 르네상스와 동급이다

그림 보기 : 파르미자니노 - 목이 긴 성모

1. 르네상스의 세계관

당신은 르네상스 역시 하나의 시대일 뿐이라는 걸 압니다. 당신 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 과거는 정말 아름다웠어. 아, 과거의 예술은 정말 대단했어. 그런데 현재를 봐. 난 내가 잘못된 시대에 태어난 것만 같아.”

오, 그렇습니다. 당신은 결코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지 않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형이상학을 이해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속한 게임이 어떤 룰로 이루어져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네, 당신은 세계를 물들이고 있는 논리를 파악한 것입니다.

르네상스는 말 그대로 재탄생입니다. 무엇의 재탄생입니까? 고대 그리스의 재탄생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입니까? 내 질문에 당신은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란 인간 지성을 말하는 것이고 따라서 르네상스는 인간 지성의 재탄생을 말하는 것이라고요.

지성(Intelligence)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틀을 지성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예로 무엇이 있나요? 수학이 있습니다. 우리는 미분을 합니다. 어떻게 미분을 하나요? 연속하는 것을 자르고 잘라서 합니다. 우리는 연속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인식할 때 자르고 잘라서 분류합니다. 종(種)을 나누고 세대를 나누고 성별을 나누고 인종을 나누어 분류합니다. 이것이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세상이 수학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수학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는 이 지성(Intelligence)을 절대적 진리로 보았습니다. 즉,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내 관점이 아닌 세상 그 자체라고 의심 없이 믿은 것입니다. 르네상스 인간에게 통계나 확률, 심리학은 없습니다. 그들은 확률에 따른 잠재적 합의가 아닌 불변하는 진리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믿음이 르네상스 예술을 불렀습니다. 선적이고, 대상과 배경이 분리되어 있으며 입체적입니다. 인간 지성은 세계와 나를 분리합니다. 나는 세계에서 독립된 존재입니다. 나는 주체적인 자아입니다. 나는 나 그 자체로 완벽한 사람이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입니다. 르네상스의 확고함과 정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