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술의 근본적 특징

내가 그리스 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

그림 보기 : 미론 - 원반 던지는 사람

우리는 학교 다닐 때 “그리스와 로마 중 어떤 문명이 더 뛰어난가?” 하는 주제로 토론을 자주 하곤 합니다. 저는 그리스보다 로마를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제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는 세계관 자체가 다릅니다.

저는 여기서 ‘세계관’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예술은 결국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세계관)’에 따라 그 양식이 달라집니다. 피카소도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습니다. 피카소와 라파엘로의 그림 양식이 다른 건 피카소가 라파엘로보다 ‘미술 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피카소와 라파엘로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와 로마의 세계관은 어떻게 다를까요? 그리스는 인간이 ‘이데아’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인들은 이런 다양한 삶의 방식들 중 ‘옳은 삶’이 있으며 인간이 이성을 통해서 ‘옳은 삶’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제 모든 인간은 ‘옳은 삶’을 향해 살아가야 합니다. 이게 바로 플라톤의 이데아이며, 그리스 고전주의의 세계관입니다.

그리스는 청년을 조각상의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늙은 사람은 조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리스인들의 세계관 때문입니다. 인간은 다양합니다. 어린이도 있고 청년도 있고 노인도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이런 다양성보다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무엇인가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청년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어린이는 청년이 되는 과정에 불과하고 노인은 몰락한 청년에 불과합니다. 이게 그리스 고전주의의 세계관입니다. 그리스 고전주의에 다양성이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보라. 우리 눈앞에는 여러 종류의 인간들이 있다. 나는 이런 개별적인 개인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개별적인 인간 너머에 있는 ‘이상적인 인간’이다. 저기 하늘 어딘가에 ‘이상적인 인간’이 존재한다. 그런데 인간이 땅에 떨어지면서 이 땅의 인간들은 ‘이상적인 인간’의 일부만을 가지고 살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이성적인 인간’과 더 많이 닮았고 어떤 사람은 ‘이상적인 인간’과는 거의 닮지 않았다. 나는 ‘이상적인 인간’과 더 많이 닮은 사람만 인간으로 취급하고 나머지는 가축과 다를 게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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