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 그림과 르네상스 초상화를 비교해 보라. 얼마나 다른가? 정말 너무나도 다르지 않은가? 이 그림이 바로 바로크식 초상화다. 르네상스 초상화는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며 그림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려 한다.
하지만 바로크는 다르다. 바로크는 인간 개개인에게 관심이 없다. 바로크가 관심 있는 건 세상을 장악하는 운동법칙뿐이다. 당신은 천문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의 운동법칙을 공부한다. 이때 당신은 지구가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중요한 건 각각의 행성이 아니다. 중요한 건 행성의 운동법칙이다. 행성은 그 운동법칙에 종속된 존재일 뿐이다.
할스는 인간 역시 세상에 휩쓸려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그림을 다시 한번 르네상스와 비교하라. 할스의 초상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