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 2025년 3월 29일호
Article: Nubank has conquered Brazil. Now it is expanding overseas
씨발, 브라질에서 리테일 뱅킹의 미래를 찾는다고? 시작부터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똥물에서 진주를 건지겠다는 격이지. 그런데 상파울루에 기반을 둔 누뱅크(Nubank)라는 놈들이 지난 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그 똥물을 휘저어 진짜 뭘 건져 올린 모양새다. 기존 거대 은행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수백만 고객에게 싸구려 지점 없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라질 시장을 완전히 뒤집어엎었다니, 이건 단순한 요행이 아니다. 시가총액 560억 달러로 라틴 아메리카 최대 은행 타이틀을 놓고 이타우 우니방쿠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2024년에는 전년 대비 두 배인 20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이건 엄청난 성장이다. 브라질을 정복했으니, 이제 그 빌어먹을 경제 상황을 핑계 삼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
2013년 누뱅크가 설립될 당시 브라질 은행업은 그야말로 과점 상태였다. 여섯 개 은행이 자산의 80% 가까이를 틀어쥔 채 고객 서비스는 개나 줘버린 상황이었지. 계좌 하나 트려면 서류더미에 파묻혀야 했고, 송금, 카드 사용, 심지어 현금 인출까지 모든 것에 수수료를 붙여 빨아먹었다. 2015년 브라질 은행들의 예대마진 차이는 무려 31%포인트였다. 중국이 2.9%, 옆 동네 아르헨티나가 3.8%였던 걸 생각하면 이건 은행이 아니라 그냥 합법적 사채업자 새끼들이었던 거다. 그러니 가난한 브라질 국민이나 시골 구석 사람들에게 은행 계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이런 썩어빠진 시스템이야말로 파괴적 혁신이 자랄 최적의 배양토다.
누뱅크의 첫 작품은 수수료 없는 신용카드였다. 스마트폰으로 신청하고 관리할 수 있었지. 고객이 제공한 정보와 그들의 사회적, 소비 습관 따위를 분석해서 신용도를 평가했다는데, 그 방식이야 어떻든 기존 은행들의 오만함과 나태함을 정면으로 찌른 건 분명하다. 2017년 은행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예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개인 대출, 보험, 소상공인 금융으로 영역을 넓혔다. 2021년 상장할 즈음에는 고객 수가 4,800만 명이었고, 그중 500만 명은 생전 처음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가져본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브라질 성인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니 이건 단순히 은행 하나가 성공한 게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지각 변동이다.
물론 누뱅크의 성공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모바일 뱅킹이라는 제안은 시기적절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브라질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15%에서 60%로 치솟았다. 지점 없이 운영하니 비용은 극도로 낮아졌다. 누뱅크 스스로도 기존 은행보다 고객당 비용이 85%나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규제 변화도 한몫했다. 2013년부터 브라질 중앙은행은 스타트업들이 신용 제공, 디지털 계좌 개설, 신용 평가 데이터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2020년 중앙은행이 출시한 즉시 결제 시스템 'Pix'는 디지털 뱅킹 채택 속도를 미친 듯이 끌어올렸다. 물론 이런 환경 변화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지만 결국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 법이다. 기존 은행들은 덩치만 컸지 변화에는 굼떴고, 그 사이 누뱅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