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값싼 노동력은 우리 장바구니 안에 몰래 숨겨져 있다

냉동 해산물을 손질하는 북한 여성 노동자

The Economist 2025년 3월 22일호

Article: North Korea is remarkably entrenched in global supply chains

우리가 쇼핑몰에서 연어 필렛을 구매하거나 가볍게 붙이는 인조 속눈썹을 골라 담고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그 소비 행위 뒤에 북한 노동자의 손길이 닿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의 소비 생활 깊숙이 숨어 있는 이 불편한 현실은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 국제 정치와 경제 구조의 복잡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국제사회의 수많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핵심 원인은 북한이 제공하는 저렴하면서도 숙련된 노동력이다. 세계화와 온라인 쇼핑 시대에 소비자는 "가격 낮은 순" 버튼을 클릭하며 저렴한 상품을 추구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행동은 기업들에게 북한 노동력을 외면하기 어렵게 만든다. 기업의 입장에서 북한 노동력은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고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놓치기 힘든 매력적인 옵션이다.

북한의 노동력이 가장 명백히 드러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해산물 산업이다. 북한 연안에서 잡힌 물고기는 중국 어업 회사들에 의해 불법적 경로를 통해 유입되어 중국 단둥과 같은 지역에서 가공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여성 노동자들은 냉동실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해산물을 세척하고 포장한다. 이들의 손을 거친 제품은 다시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간다. 한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 플랫폼, 심지어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까지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제품들이 유통되는 것이 수차례 발견되었다.

북한 노동력이 이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가발과 인조 속눈썹 산업이다. 엄밀히 말해 유엔 제재 하에서도 가발과 속눈썹은 북한이 합법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소수의 품목에 속한다. 이 품목들로 북한은 연간 약 1억 6천7백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제품들 대부분이 교도소 수감자나 강제 노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들어진 제품들은 모두 '중국산'으로 재포장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므로,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의 뒤에 강제 노동의 비극이 숨겨져 있음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헤어 제품 중 약 90%가 수감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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