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며 살지 말아라

감상에 빠지지 말아라

철학적 분석 : 나는 끝까지 누군가를 이용하려 하는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 이건 내가 얼마나 연약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난 가을 낙엽이 스르르 떨어지는 온도와 떨어진 그 낙엽이 너무나도 쉽게 바스러지는 습도 속에서 살고 있다. 난 산산조각 나버린 나뭇잎을 바라보며 이건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난 이런 시간과 공간 속에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난 세계로부터 벗어나 내 기억 속으로 재빠르게 숨어들어 가 버린다. 즉, 난 스스로 자폐아가 되기로 결정한다.

나는 기억이라는 시공간 속에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그 사람과의 추억이라는 물감을 발견한다. 그리고서 생각한다. “한때는 다채로웠던 나의 세계가 지금은 온통 회색으로 변해버렸구나. 하지만 이제 물감을 찾았으니 세계는 다시 발랄해질 수 있겠다.” 이렇게 나는 물감을 가지고 돌아와 나의 세계를 덧칠하여 늦가을의 을씨년스러움을 봄날의 화사함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렇게 난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고 영원한 자폐아의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 삶을 연장하기 위해 그 사람을 이용하는 것인가? 당연하게도, 그리고 너무나도 분명하게도 나는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을 이용하고 있다. 즉, 나는 내 삶의 연장을 위해 기억의 끝자락까지 발걸음을 옮겨 기꺼이 타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내 의식은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하곤 떠나버린다. “너는 지금 너를 위해 누군가를 도구로 사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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