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분석 : 난 내가 왜 태어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단지 즐기기 위해서는 아니다.
1. 두 개의 길
우리의 첫사랑을 생각해 봅니다. 모든 시간이 하나의 시(詩)였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 어떤 것에도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세상은 나의 표상이라고 하였지만 나는 표상을 넘어 세계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설렘과 열정은 내 안에 있는 이기심과 욕망을 포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사랑을 말합니다. 하지만 도대체 사랑이란 게 무엇일까요?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언어로 사랑을 정의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이야기하는 건 이기심과 욕망이 아닐까요?
어느 날 하늘의 별 하나가 사라졌고 그렇게 그는 제 곁을 떠났습니다. 저는 아팠습니다. 네, 정말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이용하여 나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그가 내 옆에 있을 때도, 그리고 내 곁을 떠났을 때도 그를 이용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나 자신의 허영을 위해서.
여러분, 만약 누군가가 사랑을 말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침묵 속에서 지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그저 우리의 이기심과 욕망을 포장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어떤 인간도 이기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이기심을 버린 인간은 이미 인간이 아닙니다. 이것이 쇼펜하우어 - 니체 - 프로이트가 평생을 걸쳐 밝힌 내용입니다. 그들은 인간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단지 삶을 잘 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생철학자(Philosophy of Life)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들의 말은 맞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인간은 이기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우리는 소록도의 수녀들을 비웃어야 하나요? 그녀들의 행동은 단지 이기심에 불과했다고, 그러니 우리가 그녀들을 칭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야 하나요?
우리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어떤 곳에 가서 의료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비웃어야 하나요? 그들의 행동은 단지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라고, 그러니 그들의 행동이나 자기 이익을 위해 상점에서 도둑질을 하는 행동이나 근본적으로 다를 건 없다고 말해야 하나요?
어쩌면 그렇습니다. 우리는 저 주장이 틀렸다고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주장을 하겠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2. 향락주의와 실존주의
여러분, 저 말처럼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이기심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역겨움은 이런 직감으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그 누가 다른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할 수 있나요? 도덕적으로 우월하기 위해서는 도덕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합니다. 도덕은 언어로 포착할 수 없는 것이기에 침묵 속에서 지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덕은 중요하지 않나요? 아닙니다. 오히려 침묵 속에서 지나가야 할 것이기에 도덕은 중요합니다. 도덕은 이제 자기 양심의 문제입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도덕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간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목소리에 따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합니다. 설사 그 행동이 자기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더라도 그 사람은 그 행동을 합니다.
누군가는 그 사람에 묻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셨나요?” 이때 그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