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플라톤 - 에우튀프론
1. 철학은 실재론 논쟁이다
보라! 모든 철학은 실재론이 과연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나는 다시 말한다. 철학은 매우 방대하고 매우 어려운 학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철학의 패턴을 발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철학자 한 명 한 명을 분리해서 읽으면 절대로 철학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기억하라. 모든 철학은 실재론이 과연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실재론이 무엇인가? 실재론은 말 그대로 인간 마음 밖에 객관적인 어떤 게 존재한다고 믿는 걸 의미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자, 이제 내가 실재론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실재론은 당신 삶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니 온 정신을 집중해서 내 말을 들어보라.
2. 보편논쟁
실재론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보편논쟁이고 둘째는 인과율 논쟁이다. 자, 보편논쟁이란 무엇인가? 이는 보통명사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내가 당신에게 묻겠다. ‘고양이’라는 보통명사가 실제로 어떤 동물을 지칭하는가? 자, 내 말에 집중하라! 당신은 살면서 고양이라고 불리는 동물을 매우 많이 보았다. 그런데 고양이라고 불리는 동물들은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다 다르다. 눈 색깔도 다르고 털 색깔도 다르다. 이런 개별적인 동물들을 포괄해서 우리는 ‘고양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내가 다시 묻는다. ‘고양이’라는 보통명사는 실제로 어떤 개별적인 동물을 지칭하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분류하기 위해서 ‘고양이’라고 이름 붙인 것인가?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실재론 논쟁인 보편 논쟁이다. 보편자를 지지하는 사람은 보통명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보편자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보통명사는 단지 인간이 세계를 분류하기 위해 편의상 쓰는 ‘이름(Nominalism)’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