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1은 뷰티풀너드를 이길 수 없다

무엇이 힙합인지는 대중이 정한다.

음악 듣기 : pH-1 - BEAUTIFUL

pH-1이라는 분이 있는데, 이분이 뷰티풀너드라는 유튜버들에 대한 노래를 만들었다. 노래의 내용은 간단히 말해 뷰티풀너드라는 분들이 힙합이라는 문화를 존중하지 않으며, 힙합을 이용하여 단지 돈만 벌고 있다는 이야기다. pH-1은 뷰티풀너드에게 ‘문화에 대한 존중’을 하라고 말하며 ‘숫자로 대변 안 되는 좋은 앨범’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다.

아! 그대여! 그대는 이미 느끼지 않는가? 플라톤의 냄새를? 아! pH-1은 힙합이라는 문화가 고정된 채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 그는 힙합이라는 문화가 저기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대여, 뷰티풀너드가 하는 모든 행동도 힙합이라는 문화 안에 있음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어떻게 힙합이라는 문화를 그대가 정할 수 있으며, 그대가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은 ‘선’을 넘는 것인가? 아! 이것이 바로 플라톤주의다. 이것이 바로 실재론이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렇게 실재론에 잠겨 있는 것이다!

아! 현대에서 숫자로 대변되지 않는 건 없는 거다. 왜? 그건 증명될 수 없는 독단이기 때문이다. 현대는 과학조차 합의가 되었다. 다시 말한다. 과학도 객관적 진리가 아니며 인간 사이에 합의에 불과하다. 합의가 되기 위해서는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한 지표가 필요하다. 그것이 숫자이며 그래서 현대는 모든 것을 돈으로 말하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숫자로 대변 안 되는 좋은 앨범이란 없다. 좋은 앨범이란 곧 많이 팔린 앨범이기 때문이다. 아! 현대는 이토록 냉정하다. 아! 현대는 이토록 차갑다. 그러나 우리는 pH-1의 주장에 공감은 할 수 있다. 왜? 인간은 플라톤주의자로 태어나기 때문에 저기 어딘가에 진정한 힙합이 있을 거라고, 눈앞에 보이는 숫자를 넘어서는 어떤 진리가 있을거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아, 그러나 그런 건 없다. 눈앞에 세상이 전체의 세상이다.

칸트는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흄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국회에서 그런 법을 제정했는가? 만약 내가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날 사형시킬 수 있는가? 날 감옥에 집어넣을 수 있는가? 그럴 수 없으면 칸트 당신의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소리다.”

아, 칸트여! 그대는 흄의 글을 읽고 독단에 잠에서 깨어났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독단에 잠겨있다. 그대가 쓴 <순수이성비판>은 증명할 수 없지만 저기 어딘가에 있는 이데아(인과율)가 있다고 말한다. 아, 그대여! 세상을 보라. 아르바이트 하나를 구할 때조차 우리는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대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업은 망한다. 이것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칸트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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