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언어의 유연함. 그 변화무쌍한 가능성이야말로 인간 정신이 스스로를 위무하고 정당화하는 끝없는 자기 위안, 이른바 '정신적 자위'의 무한한 공간을 열어젖힌다. 육체의 갈망이 일시적 절정과 필연적 휴식을 동반하는 것과는 달리, 언어와 관념으로 직조된 정신의 유희는 멈추지 않는 절정의 연속을 약속하며 존재의 심연으로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길어 올린다. 그리고 인간이 현실의 무게 앞에서 약해질수록 – 기억하라, 약함이야말로 종종 가장 교묘한 형태의 악의를 잉태하는 토양임을 – 이 내면의 유희, 이 자기만족적 관념의 유혹은 더욱더 강렬해져 마침내 중독의 지경에 이르게 한다.
보라, 저 스스로 '선량함'과 '감성', '공감 능력'의 화신이라 자처하는 영혼의 독백을. "나는 이토록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기에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며, 그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끼노라! 나의 이 순수한 공감과 조건 없는 사랑을 보라! 어찌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세상의 모든 전쟁과 갈등은 사랑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 만일 모두가 나처럼 서로를 깊이 공감하고 조건 없이 사랑할 수만 있다면, 만일 저 강퍅하고 이기적인 영혼들이 나처럼 섬세하고 이타적인 존재로 변모할 수만 있다면, 이 세계는 마침내 영원한 평화의 낙원으로 화하지 않겠는가! 아, 나처럼 될 수 없는 자들, 공감의 능력이 마비된 저 메마른 영혼들, 그들이야말로 이 세계를 어둠으로 몰아넣는 악마가 아니고 무엇이랴!"
이 얼마나 숭고하고도 위험한 자기기만인가! 이 독백의 심층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나르시시즘적 왜곡과, 자신과 다른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적개심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 그들의 '사랑'과 '공감'은 종종 자신과 유사한 영혼들에 대한 동류의식의 확장일 뿐이며, 자신들의 연약함을 보편적인 미덕으로 격상시키려는 교묘한 가치 전복의 시도이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란 모든 갈등과 긴장, 모든 위계와 차이가 소멸된 생명력 없는 균질성의 상태, 즉 그들 자신의 왜소한 영혼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는 안온한 정체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것, 즉 자신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