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생의 원초적 박동이 그 자체로 병리적인가, 아니면 그 박동에 덧씌워진 해석과 금기의 무게가 질병을 탄생시키는가? 우리는 종종 자연스러운 생명 현상을 억압하고 그 억압으로부터 발생하는 내면의 뒤틀림을 마치 본질적인 결함인 양 착각한다. 실상, 진정한 병증은 생명력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심문하며 고문하는 도착된 자기 검열의 과정에 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내부에 용솟음치는 힘을 지닌다. 이 힘은 본래 외부 세계로 방출되어 정복하고, 창조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본능적 충동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문명이라는 정교한 구조물은 종종 이 원초적 에너지의 흐름을 가로막고, 그것을 '야만' 혹은 '타락'이라는 이름으로 길들인다. 정복과 투쟁의 광활한 전장이 축소되고 생명력이 분출될 통로가 차단될 때, 이 갈 곳 잃은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방향을 틀어 가장 가까운 대상, 즉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 여기서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전쟁터로 삼아 스스로를 공격하고 단죄하는 기나긴 투쟁을 시작한다.
이 내면화된 공격성의 드라마는 외부에서 주입된 '이상'이라는 각본을 따른다. 육체의 특정한 발현, 예컨대 성적 충동과 같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에 대해 어떤 해석 체계는 '오염'과 '부정'의 낙인을 찍고, '정결'이라는 이름의 비현실적인 이상형을 제시한다. 이 이상은 종종 생명 자체의 근원적 속성과 충돌하기에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도달 불가능한 피안으로 남는다. 그러나 일단 이 이상이 내면화되면 개인은 자신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죄'로 인식하고, 그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신을 '결함 있는 존재'로 규정하며 가혹한 자기 처벌을 감행한다. 스스로 설정한 법정에서, 인간은 피고인이자 판사이자 형 집행관이 되어 자신의 생명력을 형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