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 - 고도를 기다리며
누누티비를 보는 것이 불법인가? 법과 도덕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이에게 이 질문은 사뭇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당신은 어떠한가? 내가 알기로 당신의 뇌는 돌이 아니며 그렇기에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다. 이제 나는 다시 한번 묻겠다. 누누티비를 보는 게 불법인가?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사법부에서 당신에게 유죄를 선고하면 유죄이고 그렇지 않으면 유죄가 아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애플이 제공하는 비공개 릴레이 서비스나 타사 VPN 서비스, 아니면 당신만의 방법으로 대한민국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누누티비를 시청할 수 있다면 당신의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나는 이제 내가 왜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는지 말하겠다. 이는 법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내 질문을 들여다보라. 나는 누누티비를 보는 게 불법인가를 물었지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묻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시대에 도덕은 말할 수 없는 것이며 오직 법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도덕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믿는다. 즉, 이들은 “법이 도덕의 최소한이다.”라는 언명을 신의 말씀처럼 섬긴다. 하지만 당신은 이들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아직도 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법이 전부다. 그리고 우리는 법에 의한 판단을 사법부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물론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사법부에 내 권리를 양도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당신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며 그 대가로 대한민국 헌법 체계를 받아들이기로 국가와 합의한 것이다. 이는 당신이 스스로 발명한 언어가 아닌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 당신이 스스로 발명한 교통규약이 아닌 대한민국의 도로교통법을 따르는 것,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