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보기 : 한국 사회 읽기, 2025년 4월 14일
먼지가 자욱하다. 폐허 위를 걷는 기분이다. 오세훈이 판을 접고, 유승민이 등을 돌렸다. 뉴스 지면은 그들의 퇴장을 ‘한덕수 변수’ 탓이라 떠들지만, 내 눈에는 그저 무너진 성벽의 잔해로 보일 뿐이다. 책임감? 변화 거부? 웃기는 소리다. 그들은 승산 없는 싸움에서 발을 뺀 겁쟁이, 혹은 판돈이 너무 커져버린 도박판에서 밑천을 지키려는 소심한 자들에 불과하다. 그들이 내세운 ‘중도 확장성’이란 허울 좋은 껍데기는 결국 권력의 핵심을 향한 예리한 칼날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증명했을 뿐이다. 낡은 보수? 새로운 보수? 그런 건 없다. 오직 힘, 그리고 그 힘을 쟁취하려는 의지만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