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 美제약시장 피 튀기는 전쟁…K-바이오, 드디어 물었다

미국 제약시장의 특허 만료를 기회 삼아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K-바이오 기업들

세상 보기 : 한국 사회 읽기, 2025년 3월 21일

미국 제약시장에서 무려 연 38조 원을 벌어들이던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가 속속 만료되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화려한 연예인의 전성기가 끝난 뒤 수많은 추종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는 모습과 같다. 이 뜨거운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K-바이오 기업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왔고, 한국 제약 산업은 본능적으로 그 피 냄새를 맡고 몸을 들썩이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란 제약사가 1년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뜻한다. 이런 의약품은 대부분 수백만 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만성 질환 치료제다. 이 엄청난 수익은 제약사의 신약 개발 비용을 충분히 커버할 뿐 아니라 그들을 자본주의 최정점으로 이끌어주는 마법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 마법은 '특허'라는 법적 보호막이 있을 때만 유효하다. 특허가 끝나는 순간, 피 튀기는 전쟁이 시작된다. 바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 때문이다.

이제 바이오시밀러라는 녀석을 주목해야 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유사하지만 완벽히 동일할 순 없는, 마치 정교하게 복제된 인조인간과 같다. 이는 화학적 합성으로 비교적 간단히 만들어지는 제네릭 약물과 다르다.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래한 바이오 의약품은 생산 과정이 미치도록 까다롭다. 작은 세포 배양 환경 변화 하나가 최종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위험천만한 세계다. 이 세포들은 예민하고, 생명체가 가진 변덕스러운 본능을 품고 있다. 그래서 바이오시밀러는 완벽한 복제가 아니라 '유사성(similarity)'을 강조하는 것이다.

특허가 끝나면 오리지널 제약사는 더 이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마치 사자왕이 늙고 약해지자 하이에나들이 몰려들어 그 왕좌를 차지하려는 것처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오리지널 약품의 시장을 공격한다. 이때 시장의 판도가 뒤집히고 약값은 폭락한다. 환자들에게는 축복이겠지만 기존 제약사들에겐 지옥이다. 그들이 창출했던 매출은 하루아침에 증발하고, 피 튀기는 가격 경쟁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 오리지널 제약사는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거나 기존 약물에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하여 방어적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의 공격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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