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흉함과 천박함과 무식함은 하나이며, 서로 떨어질 수 없다

심하게 찌푸린 이마와 분노에 가득 찬 한 남성의 눈 클로즈업

니체 - On the Genealogy of Morality

인간 존재의 근원적 양태를 살펴보면 세계를 인식하고 가치를 설정하는 방식에서부터 극명한 대립을 이루는 두 가지 유형의 정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자기 존재에 대한 충만한 긍정에서 출발하여 외부 세계로 그 힘을 확장하는 유형이며, 다른 하나는 외부 세계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자신을 규정하고 가치를 설정하는 유형이다. 이들의 삶의 방식, 심리적 풍경, 심지어 행복의 개념조차 근본적으로 다른 궤적을 그린다.

첫 번째 유형, 즉 스스로를 고귀하다고 인식하는 이들은 가치 창조의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한다. 그들에게 '좋음'이란 외부의 어떤 자극이나 비교 대상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존재 자체, 즉 '우리 고귀한 자', '우리 좋은 자', '우리 아름다운 자', '우리 행복한 자'라는 의기양양한 자기 확신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저급함'이나 '범속함'과 같은 부정적 개념들은 이러한 긍정적 자기 규정 이후에야 비로소 나타나는 희미하고 창백한 대조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능동적인 존재로서 행복과 행동을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며, 활동 자체가 행복의 필연적인 한 부분이라고 여긴다. 이러한 정신은 자신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때로는 순진할 정도로 직접적으로 세계와 관계 맺는다. 그들에게 영리함이나 계산적인 지혜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기보다는 삶의 여유에서 비롯된 사치나 세련됨의 미묘한 풍미를 지닐 뿐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의식적 본능의 확실한 작용, 혹은 위험이나 적을 향해 용감하게 돌진하는 어떤 '어리석음'에 가까운 대담함, 그리고 분노, 사랑, 외경, 감사, 복수심과 같은 강렬한 감정의 열광적인 분출이다. 만약 이들에게 원한 감정이 스며든다 해도, 그것은 즉각적인 반작용으로 폭발하고 그 자리에서 소진되어 버리기에 내면에 독을 쌓아두지 않는다.

이러한 유형의 인간은 자신의 적이나 불행, 심지어 자신의 과오조차 오랫동안 심각하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마치 강력한 소화기관이 음식을 분해하듯, 부정적인 경험을 조형하고 치유하며 망각하는 넘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모욕이나 비열한 행위조차 쉽게 잊어버리기에 굳이 '용서'라는 행위를 의식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적에 대해서도 일종의 외경심을 품을 수 있으며, 이 외경심은 때로 사랑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경멸할 점이 없고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대를 적으로 삼고자 한다. 하층민이나 자신이 경멸하는 대상을 바라볼 때조차 그 시선에는 무관심과 성급함,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희열이 너무나 강하게 뒤섞여 있어 대상을 괴물로 왜곡시키거나 희화화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이 평민을 지칭하는 단어들 속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일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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