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를 읽고 결심했다: 나는 이 억압을 뚫고 나아간다

밤의 어둠 속, 붉은 빛에 휩싸인 흐릿한 인물의 실루엣이 리비도적 에너지를 암시하며 서 있다.

글 읽기 : 프로이트 - '문명적' 성도덕과 현대인의 신경증

밤이 깊었다. 서재의 불빛만이 창백하게 책상 위를 비추고 방금 덮은 프로이트의 논문, 「'문명적' 성도덕과 현대인의 신경병」의 잔상이 아직도 망막에 선명하다. 마치 금속성의 차가운 메스가 정신의 가장 연약하고 감추고 싶은 부분을 헤집고 지나간 듯한 감각이다.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의 편린들이 거기 있었다. 희생 없는 성장은 없다는 것, 그 희생의 가장 근원적인 형태가 바로 이 문명이라는 거대한 제단 앞에서 치러지는 본능의 제례(祭禮)라는 것을 그는 너무도 냉정하게, 거의 잔인할 정도로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에렌펠스를 인용하며 자연적 성도덕과 문명적 성도덕을 구분한다. 전자가 종족의 건강과 생산력 유지라는 생물학적 목표에 충실하다면, 후자는 그 에너지를 강력하고 창조적인 문화 활동으로 전이시키는 역할을 한다. 문명의 동력은 결국 이 원초적 리비도, 즉 성(性) 에너지의 방향 전환과 억압, 그리고 승화(Sublimation)에 있다는 그의 통찰은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다. 인간이 스스로 짐승의 상태에서 벗어나 이성(理性)의 탑을 쌓아 올린 과정 자체가 가장 강력한 본능의 강물을 댐으로 막고, 그 수압을 이용해 문명의 터빈을 돌리는 것과 같다는 비유가 머릿속을 맴돈다. 당연히 대가가 따른다. 그는 문명의 요구, 특히 그 세 번째 단계, 즉 '합법적'인 부부 관계 외의 모든 성적 표현을 금지하는 엄격한 도덕률이 개인에게 가하는 압력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프로이트는 신경성 질병을 '본래적 신경증(Actual Neurosis)'과 '정신 신경증(Psychoneurosis)'으로 나누고, 두 경우 모두 근본 원인을 성생활의 저해 요인에서 찾는다. 전자가 현재의 성적 문제(불만족, 금욕 등)가 마치 신경독처럼 작용하여 직접적인 신체/정신 증상을 유발한다면, 후자는 과거의 억압된 성적 갈등, 즉 무의식적 콤플렉스가 심인성(心因性) 증상(히스테리, 강박 등)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결국 그가 지적하듯 문명은 개인에게 끊임없이 성적 본능의 희생을 강요하고, 이 억압된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승화되어 문화적 성취의 밑거름이 되거나, 아니면 병적인 방식으로 분출되어 신경증이라는 '대리 만족(Ersatzbefriedigung)'을 얻는다. 그는 신경증을 성도착(Perversion)의 '음화(negative)'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겉으로 드러난 도착(양화, positive)과 숨겨진 신경증(음화)은 결국 억압된 동일한 성적 충동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그의 분석은, 인간 정신의 어두운 복잡성을 드러내는 예리한 칼날과 같다.

금욕(Abstinence)의 문제. 프로이트는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해로운 요구인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완전한 금욕은 소수의 특별한 체질에게나 가능하며 그나마도 성공적인 '승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금욕은 신경증을 유발하거나, 혹은 자위행위라는 유아기적 자기애(Narcissism) 단계로의 퇴행(Regression)으로 이어질 뿐이다. 그는 자위행위마저도 문명적 이상에 부합하지 못하며 오히려 현실 원칙보다 쾌락 원칙에 머무르게 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에 탐닉하게 만들어 결국 도덕적 품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 본능은 고집스럽고, 한번 강하게 억압되면 영구적인 손상을 입어 결혼 후 자유가 주어져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는 그의 지적은 섬뜩하다.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성적 무지와 억압이 불감증(Frigidity)을 낳고 결혼 생활 자체를 파탄으로 이끄는 과정에 대한 그의 분석은 냉정하다 못해 비정하게 느껴질 정도다. 결혼이 신경증의 만병통치약이기는커녕 오히려 그 온상이 될 수 있으며, 불행한 부모의 신경증적 환경이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다음 세대의 신경증을 배태(胚胎)한다는 그의 주장은, 문명의 그림자가 얼마나 길고 어둡게 드리워져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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