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 레스터 서로우 - Fortune Favors The Bold
현재의 미-중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미-중 갈등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이 책은 매우 쉽지만 세계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핵심을 잘 짚고 있다.
내 개인적 의견이지만 이 책은 반드시 영문판으로 읽어야 한다. 내가 괜히 영문판으로 읽으라고 하는 게 아니니 날 믿고 꼭 영문판으로 읽기 바란다. 아래에서 이 책이 각 챕터를 해설한다.
1. A Global Economic Tower of Babel
이 책은 아주 오래 전에 세계화에 대해 쓰여졌다. 즉, 이 책은 아주 오래전에 미래에 대해 쓰여졌다. 난 이런 책을 즐긴다. 저자가 말한 미래를 지금과 비교함으로써 저자가 무엇을 잘 생각했고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자본주의가 나아가는 방향이다. 자본주의가 무엇인가? 쉽게 말해 분업이다. 분업의 사회적 함의는 무엇인가? 인간은 돈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 장인이란 없다. 장인은 제품에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쓰며 심지어 영혼을 담는다고 말한다. 즉, 장인이 먼저 있고 제품이 있다. 자본주의는 이와 다르다. 제품을 부분별로 나누어 인간은 그 부분만을 담당하게 된다. 제품이 먼저 있고 그 제품의 제조 방식에 따라 인간이 배열된다. 인간은 이제 제품 전체에 대해 알 수 없다. 자기가 맡은 부분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장인은 효율성에 있어서 분업을 이길 수 없다. 그렇게 자본주의에서 장인은 퇴출된다. 물론 인간은 노동 소외를 겪는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전체를 알고자 한다. 텃밭을 가꾸는 자에게는 상추 하나를 기르는 것도 예술 그 자체이며 즐거움 그 자체다. 그는 상추 하나가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그렇게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 전체적 과정을 즐긴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이러한 건 없다. 인간은 각 부분만을 맡을 뿐이다. 그 결과 인간은 소외를 말하고 고통을 말한다. 하지만 어쩌라는 것인가? 우리는 효율성을 위해 인간성을 포기했다.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세계화 역시 이러한 분업의 과정이다. 국내에서만 이루어지던 분업이 전 세계를 배경으로 이루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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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세계화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세계화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뿐이다. 과거에도 세계화는 있었다. 식민지 시대를 생각해 보자. 그때만큼 세계화가 많이 된 시대가 있었을까? 하지만 그러한 세계화 모델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전쟁이 발발했고 세계화는 엄청난 후퇴를 겪는다.
우리는 결국 힘이 아닌 시장의 방식으로 세계화를 조직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장 역시 그 나름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시장 경제체제는 근본적으로 버블을 일으킬 씨앗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씨앗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지 생각해야만 한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2. A Global Superstructure Resting on a Capitalistic Substructure Built with New Technologies
누가 세계화 시대에 승리할 것인가? 승자는 두 개의 자질이 필요하다. 첫째, 그 사람은 우선 똑똑해야 한다. 둘째, 그 사람은 모험 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그 사람은 실패한다.
우리는 똑똑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안다. 무엇이 똑똑함인가? 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즉 이 세계라는 게임의 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학 공부가 필수다. 철학이 가장 어렵고 가장 정교하다. 철학적 논쟁을 모르면 다른 분야가 도대체 왜 그렇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모험 정신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사람들이 종종 모험 정신과 공격성을 똑같다고 생각하는 걸 본다. 왜 그런가? 무식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우선 첫 번째 관문인 똑똑함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목소리 크고, 공격적인 말을 하고, 눈에 힘을 주는 걸 모험 정신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그건 그냥 병신이다.
모험 정신은 마음속에 크고 넓은 꿈을 품는 것이다. 즉, 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신대륙을 찾기 위해 항해했던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우선 똑똑했다. 그들은 바다와 날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저 넓고 두려운 바다로 나가 신대륙을 발견하겠다는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무례했는가? 오, 절대 그렇지 않다. 큰 사람은 무례하지 않다. 그는 마음속에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기에 결코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말을 정제하고 행동을 절제한다. 하지만 이 모든 정제와 절제는 결국 앞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그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작은 것들을 정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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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마찬가지다. 똑똑하고 모험심 있는 국가가 부를 얻는다. 쇄국을 하며 잔뜩 움츠러들면 돈을 벌 수 없고 결국 세계에서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국가는 국민들의 배우려는 욕망과 부자가 되려는 욕망을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는 평균적 인간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인간을 자유롭게 내버려 두고 패자와 승자가 각자의 몫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가는 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향이 되도록 정비해야 한다.
사회주의적 생각은 버려라. 사회주의가 말하는 공평, 평등은 개소리다. 그들은 질투를 그렇게 포장할 뿐이다. 공평이나 평등은 경제 체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왜냐하면 공평이나 평등은 인간 손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는 경쟁하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어야 한다. 움츠러들면 일본처럼 후진국으로 가열차에 타게 된다. 한때 잘나가던 일본의 지금 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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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그동안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았다. 버블 붕괴 후 일본은 잔뜩 움츠러들어 섬 밖으로 나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때 일본은 미국을 이길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중국을 이기겠다는 말도 못 한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일본 역사의 분량은 줄어들고 중국 역사의 분량은 늘어난다.
일본은 구조조정을 기피했다. 일본은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본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회사와 인간은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효율성이 높은 회사와 인간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세계 꼭대기로 올라가겠다는 회사와 인간이 자유롭게 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이들은 패배자는 올려주고 승리자는 낮추어 모두를 평균적 인간으로 만들려 했다. 일본은 야생성을 잃었고 투지를 잃었으며 무기력과 노스탤지어만 갖게 되었다.
그 어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도 야망을 되살릴 수 없다. 그것들은 단지 미봉책일 뿐이다. 일본은 노스탤지어를 버리고 야망을 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일본은 젊기보다는 늙었고 동물이기보다는 식물이다. 우리는 일본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세상은 젊음이 만든다.
3. The View from the Top of the Global Tower
이 부분은 저자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내가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우선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로 가겠다는 건 병신이다. 그 사람의 삶은 두 가지 길로 나뉜다. 첫째, 그냥 가난하게 산다. 둘째, 사회 패배자들의 열등감에 기생하여 입으로는 평등을 말하고 행동으로는 캐비어를 먹는 강남좌파가 된다.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사람의 삶은 이 두 가지밖에 없다.
오해는 말라. 이 말이 자본주의 완벽한 경제 체제라는 뜻이 아니다. 자본주의 역시 당연히 문제가 많다. 다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보다는 괜찮은 경제체제라는 뜻이다. 자본주의는 그 경제체재 내에 이미 붕괴의 씨앗을 품고 있다. 우리는 이 씨앗을 잘 관리해야 한다.
내가 말했듯이 세계화는 자본주의가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제 세계화를 받아들인 국가들의 경제는 서로 연결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국가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한다. 이 세상에는 중요한 나라가 있고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있다. 중요한 나라는 어디인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이다. 나머지 국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