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쓸모없는 국민을 버린다

국가는 필요없는 국민은 버린다.

땅에서의 삶 : 국가는 모든 국민을 챙길 수 없다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국제 경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를 인간답게 대접해달라.”라고 말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시대착오적인 인간입니다. 그는 인간이 잡초와는 다르게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간이 강아지와는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뭘까요? 없습니다. 무식과 오만이 저런 말을 하게 합니다.

인간이 특별하게 여겨지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 ‘현대인’이 된다는 건 사실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인이 되기 위해서는 철학적 훈련이 필수입니다. <스튜디오 크로아상>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 훈련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현대’는 ‘현대’만의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룰을 파악하지 못한 채 옛날이야기만 되풀이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근대에 건설된 유럽 건축물을 강남의 빌딩과 비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시대는 아름다움을 잃었어.”

아! 이 오만! 아름다움이라니요? 저 말을 하는 사람은 지금 자신이 아름다움이 뭔지 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 아닌가요? 저런 말 자체가 꼰대적입니다. 꼰대는 나이로 결정되는 게 결코 아닙니다. 무식이 꼰대를 만듭니다.

아! 무식이란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 그토록 찬양하던 고딕 건물이 당대의 꼰대들에게는 경멸받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느 시대에나 구시대적인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 현대는 현대만의 건물을 가지고 있고 근대는 근대만의 건물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 시대는 인간을 어떻게 취급하나요? 근대 이후 인간은 단지 도구입니다. “인간답게”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저번에 편지하였으니 생략하겠습니다.

 

1. 트럼프의 미국과 바이든의 미국

자, 이제 국제 경제 이야기로 가볼까요? 우리는 인도 총리가 미국에서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중국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결국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제3의 길은 없습니다. 물론 각 국가가 그 선택을 대놓고 하지는 않습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인식이 다양합니다. 그러니 정부가 대놓고 “대한민국은 중국 편이다.” 혹은 “대한민국은 미국 편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행동을 보면 우리는 대한민국이 어느 국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렸을 때 트럼프를 비판했습니다.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상품 가격이 올라가서 미국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

하지만 바이든은 자신이 정권을 잡은 후 관세를 철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이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까지 통과시켰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요체는 기업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기업, 너희들 중국에 공장 건설하지 말고 미국에 건설해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게 효율적일까요, 아니면 미국에 건설하는 게 효율적일까요? 당연히 중국에 건설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중국은 노동과 자본의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쌉니다. 미국이 이를 모를까요? 당연히 압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적 효율성보다 중국의 성장을 막는 게 더 중요합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 홍콩 사태, 대만 사태 등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훨씬 정교하고 세련되게 외교 정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혼자서는 중국의 성장을 막을 수 없습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가치 동맹’을 맺어 중국을 견제합니다. 트럼프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놓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바이든은 아닌가요? 바이든도 미국을 최우선으로 놓고 있습니다.

갈등은 트럼프와 바이든이 말하는 미국이 다르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2. 구시대적 사고방식

트럼프는 구시대적 사람들의 지지를 받습니다. 그는 전통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미국이란 곧 기독교, 백인, 가족 등입니다. 물론 이들은 다른 종교나 인종에 대하여 대놓고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중심은 기독교와 백인이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들은 ‘의미’를 구합니다. 이들은 사실 신이나 가족에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의 관심은 단지 그러한 추상적 가치가 있다고 믿음으로써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할 뿐입니다. 이들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있고 그 별이 자기 삶을 이끌어 주길 원합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의미 상실을 견디지 못합니다. 카뮈의 모든 소설은 인간이 의미를 상실했을 때 어떠해지는가를 보여줍니다.

조던 피터슨, 앤드류 테이트의 인기는 이렇게 생겨납니다. 이들은 의미를 말하고 신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의미와 신을 잃은 현대사회를 비판합니다. 사회에서 패배한 사람들은 이들을 따릅니다. 이들을 따라야만 자기 실패가 정당화되기 때문입니다. 패배자들은 이제 말합니다.

“아, 그렇구나. 내 잘못이 아니구나.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세상이 이상하구나.”

이들은 현대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하고 알 능력도 없습니다. 현대는 의미와 신 모두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땅은 땅이고 하늘은 하늘입니다. 하지만 패배자들은...

Comment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hide comments
...
Back
Cart Your cart 0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Total0
구매하기
Empty

This is a unique website which will require a more modern browser to work!

Please upgrade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