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 2025년 3월 1일호
Article: Who works where, doing what, in China
중국은 매번 ‘기술 대혁명’을 외친다. AI, 반도체, 빅데이터, 자동화. 이 모든 키워드가 떠돌면서, 중국 경제는 마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건 전부 눈속임이다. 7억 4천만 명의 노동 인구 중 IT 및 소프트웨어 업종 종사자는 고작 2%에 불과하다. 제조업의 비중도 16%로 겨우 버티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무엇인가? 바로 서비스업과 농업이다. 노동자의 22%가 여전히 농사짓고 있으며, 전체 일자리 증가분은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나오고 있다. AI와 자동화를 떠들지만, 실상은 값싼 노동력과 전통적인 산업에 의존해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진핑의 기업가 간담회에서 주목받은 건 테크 기업의 수장들이었다. 알리바바의 마윈, AI 기업 딥식의 량원펑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인물은 따로 있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뉴호프 류허의 류융하오. 그는 농업과 가축 사육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이며,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닭 농장주’로 불린다. 그가 이 자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중국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테크 스타트업을 띄워놓지만, 결국 중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여전히 전통 산업이다. 농업이 아직도 노동자의 22%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은 선진국의 구조와 완전히 다르다. 멕시코는 12%, 브라질은 8% 수준이다. 중국이 AI 강국을 외치며 ‘미래 경제’를 말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농업 대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자랑하는 제조업은 어떤가? 제조업은 중국 경제의 상징이었고,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해 왔다. 시진핑은 "완전한 산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며, 공급망의 모든 부분을 중국 내에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경제 센서스 데이터를 보면 제조업 고용 비중은 정체 상태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제조업 고용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건설업에서만 7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지금까지 중국의 경제 성장을 떠받친 것은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개발이었는데, 이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이 거대한 일자리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
중국의 노동자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가장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베이징의 과일 노점상으로 전업한 38세의 건설 노동자 천홍이다. 그는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