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 2025년 3월 22일호
Article: Can anything get China’s shoppers to spend?
지금 내 앞에 놓인 것은 소비를 자극하려고 발버둥 치는 거대한 중국의 계획이다. 정부가 마치 오래된 중년 남자처럼 더 이상 발기하지 않는 경제를 보며 초조하게 서성이는 모습이다. 그들은 수백 번을 문지르고 두드려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자국민들의 소비 욕망을 어떻게든 깨우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발기부전과도 같은 소비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 정부가 내놓은 이 특별 행동계획은 사실 특별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고작 엘리베이터 몇 대 더 설치하고, 아이들 감기 시즌에 병원 문을 조금 더 늦게 닫으며, 외국인이 캠핑사업에 투자하게 유도하는 정도다. 딱 봐도 빈약하다. 그러나 현실을 조금만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여기엔 단지 소비 진작 이상의 뿌리 깊은 문제가 있다.
먼저 중국 가정의 저축률을 살펴보자. 그들은 왜 소비 대신 현금을 은행에 처박아 두고 있는가? 코로나 봉쇄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은 마치 지나친 자기위안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처럼, 소비의 쾌락을 잊고 예금통장만 만지작거린다. 이런 병적인 저축 습관은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소비 위축은 물가 하락을 초래하며, 다시 경제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단지 저축하는 게 아니라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돈을 은행이라는 비현실적이고 비생산적인 판타지 속에 묻어놓고 있다. 경제는 사람의 본능과 같다. 움직이고, 쓰고, 욕망하지 않으면 반드시 쇠약해진다.
게다가 부동산 붕괴와 미국의 관세 장벽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한때 중국 경제의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던 부동산 시장은 이제 힘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은 또 어떤가? 트럼프가 중국을 손보겠다며 거친 손으로 경제적 목줄을 조여오는 상황에서 그들은 필사적으로 다른 출구를 찾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해답은 내부, 자국민의 소비뿐이다. 이들이 지갑을 열게 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결국 경제의 절정에 다다르기도 전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 지루하고도 난감한 경제적 무력감 앞에서 몇 가지 전술을 짜냈다. 임금을 높이고, 복지와 의료 지원을 확대하며, 심지어 출산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돈을 쥐어주면 그들이 그걸 쓰기나 할까? 문제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불안’이다. 그들은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지갑을 여는 대신 금고를 더욱 단단히 잠근다. 중국 정부는 이 불안을 어떻게든 누그러뜨리기 위해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국민들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사랑을 잃은 연인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다시 흥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중국의 소비 진작 계획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구석도 있다. 이 계획이 담고 있는 더 큰 메시지는 '국민들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법적으로 정해진 휴가를 엄격히 지키도록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 아이러니하지만, 낫과 망치를 들었던 공산당이 이제는 해먹과 칵테일을 건네는 웨이터가 되고 있는 셈이다. 휴식을 강제적으로라도 취하게 만든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여유를 되찾을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다시 소비의 즐거움을 기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