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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st 2025년 4월 26일호

Article: America won’t be able to bully the world into buying more ga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의 묘책으로 동맹국들에게 '미국산 연료 구매'를 압박하는 장면은 그의 경제 및 외교 정책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그는 유럽연합(EU), 인도, 필리핀, 그리고 일본, 한국, 대만과 같은 핵심 동아시아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풍부한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확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거대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장기 구매 계약 체결을 유도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전략의 정점이다. 언뜻 보기에 이 계획은 그럴듯해 보인다.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LNG 생산 및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메탄 배출 수수료 폐지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성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과 같은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무역 전쟁 속에서 LNG 수출 확대를 적자 해소의 기회로 보고 있으며, 동맹국들 역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거나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이러한 표면적인 낙관론 이면에 숨겨진 냉엄한 현실과 구조적 한계를 파헤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LNG 패권 야망은 그 자신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부족한 인프라, 그리고 불확실한 글로벌 수요라는 암초에 부딪혀 결국 '뜨거운 공기(hot air)'에 불과할 수 있다는 날카로운 분석이다.

The Economist 2025년 4월 26일호

Article: Trump’s sovereign-wealth fund won’t make America richer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29조 달러라는 막대한 부채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느닷없이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SWF) 설립 계획을 추진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그 경제적 논리의 근본적인 허점을 파고든다. 언뜻 보기에 국가가 직접 나서서 주식이나 부동산, 사모 시장과 같은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여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도모한다는 발상은 매력적으로 들린다.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처럼 국가적 부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사례들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부추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 직관적인 매력 뒤에 숨겨진 더 깊고 본질적인 결함을 끄집어낸다. 국부펀드는 마법처럼 돈을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며, 특히 미국과 같이 재정 흑자나 자원 풍요라는 전통적인 설립 기반이 없는 국가에서의 국부펀드 설립 시도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라기보다는 단지 경제 시스템 내에서 위험을 한 주체(민간)에서 다른 주체(정부, 즉 납세자)에게로 이전시키는 금융적 연금술에 불과할 수 있다는 날카로운 비판이다.

The Economist 2025년 4월 26일호

Article: Australia’s dingoes are becoming a distinct species

호주 대륙의 광활한 풍경 속을 배회하는 개과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최근까지 비교적 단순한 세 가지 범주 안에 머물러 있었다. 첫째는 수천 년 전 아시아로부터 건너와 야생에 적응한 토착종 딩고(dingo), 둘째는 수백 년 전 유럽 이주민들이 들여온 가축 개(domestic dog), 그리고 마지막은 이 둘 사이의 경계선상에 놓인 존재, 즉 집을 탈출한 개와 딩고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dingo-dog hybrid)들이었다. 이 분류는 단순히 생물학적 구분을 넘어, 각 존재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와 관리 방식에 깊숙이 영향을 미쳐왔다. 가축 개에 대한 시선은 명료하다. 반려동물로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야생화될 경우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반면, 딩고는 훨씬 더 복잡하고 논쟁적인 대상이다. 많은 농장주들에게 딩고는 가축을 위협하는 해로운 포식자이자 박멸의 대상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호주 원주민(Aboriginal people)에게 문화적으로 중요하며 대륙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토착종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다.

The Economist 2025년 4월 26일호

Article: Lethal fungi are becoming drug-resistant—and spreading

항생제에 더 이상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의 공포는 21세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익숙한 위협의 그늘 아래, 조용하지만 무섭게 또 다른 미생물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박테리아의 조용한 사촌 격인 진균(곰팡이), 바로 이들이 의학적 개입에 맞서 놀라운 속도로 내성을 키우며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새로운 그림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기사가 경고하듯, 항진균제 내성 문제는 더 이상 발톱 무좀이나 백선 같은 사소한 불편함의 차원이 아니다. 이는 면역력이 약화된 환자들의 몸속 깊숙이 침투하여 장기와 조직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전신 감염의 형태로 나타나며 연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심각한 보건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실체는 무엇이며, 왜 진균 감염은 박테리아 감염만큼이나 위험한 존재가 되었는가? 또한 인간의 면역체계는 이 위협 앞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약물 개발은 왜 이토록 더디고 어려운가? 더 나아가, 우리의 식탁을 지키기 위한 농업 활동이 어떻게 역설적으로 우리 몸을 지키는 약물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가? 이 복잡하게 얽힌 질문들에 답하며 이코노미스트 기사의 행간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다가오는 미생물과의 전쟁에서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