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은 이제 하나의 패션 밈(meme)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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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지하철, 도서관, 카페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제 갈길을 서두르는 길거리에서도 우리는 쉽게 ‘이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새하얗고 매끈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길이가 길지 않고, 항상 사람들의 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아시겠나요? ‘이것’은 바로 ‘에어팟(AirPods)’입니다.

에어팟(AirPods)이 도대체 뭔데?

2016년 12월에 출시된 애플의 에어팟은 애플의 제품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혁명’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것이 가장 궁극의 혁명이라면, 에어팟의 출시는 디지털 기기 혁명의 역사에서 2등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발명품이었죠.

그도 그럴 것이, 아이폰 6 시리즈까지는 이어폰 단자와 스마트폰 충전 단자가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동시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죠. 하지만 아이폰 7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기존의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고 스마트폰 하단에 1개의 라이트닝 커넥터만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즉, 충전 단자가 곧 이어폰 단자가 되었기 때문에 충전을 하면서 이어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폰 유저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아이폰 유저들은 애플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이미 만들어 출시한 제품을 애플이 다시 회수해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대신 애플이 대안으로 제시한 제품이 ‘에어팟’이었고, 그 외형은 생각보다 너무 단순했습니다. 기존의 이어폰에서 선만 제거한 형태였기 때문에 황당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디자인적인 요소에 있어 변화가 전혀 없을 뿐더러 외형 자체로도 호불호가 극도로 갈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극불호 하는 입장에서 보면 해괴망측한 디자인과 219,000원으로 책정된, 저렴하지만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사용의 불편함 때문인지 에어팟의 인기는 계속해서 치솟았습니다. 그 결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처음 출시된 2016년 12월보다 약 2년 정도 경과한 현재, 오히려 ‘에어팟’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의 검색량이 9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에어팟이 주는 편리함이 가격과 디자인적인 면에서의 아쉬움을 상쇄할만큼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죠.

에어팟(AirPods)은 나의 부유함을 보여주는 상징이죠

요즘 sns(그 중에서도 사진 위주인 인스타그램)를 살펴보다보면, 에어팟 사진을 찍어올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에어팟 구입 인증’, ‘에어팟 샀음, 이제 나도 인싸 대열 합류’, ‘에어팟 케이스 드디어 왔다!’ 등의 내용 혹은 해시태그와 함께 말이죠. 그만큼 에어팟의 인기가 높으며, 곧 ‘에어팟 2’가 출시된다는 소식 또한 에어팟의 인기 반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이렇게 에어팟 유저임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만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말이죠. 에어팟 출시 이후부터 미국에서는 트위터 등을 통해 “나 지금 에어팟 샀는데, 마침 빌 게이츠한테 전화가 왔지 뭐야? 그래서 받아봤더니 이번 주말에 놀자고 하길래 빌 게이츠랑 만나기로 했어. 내 인생에서 가장 나이스한 일 중 탑 1% 안에 드는 일이야” 혹은 “내가 에어팟을 쓰는 것은 너희에게 내 부유함과 아름다움과 유명함을 내보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이걸 자랑 삼아 말하는 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어” 와 같은 트윗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마치 ‘에어팟 유저들의 쿨한 놀이’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보니 에어팟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경제적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물론 얼리어답터와 같이 디지털 제품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비싼 가격이 아니겠지만요), 에어팟 유저들만이 느끼는 편리함, 동질감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밈(meme)’ 발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처음에는 귀에 동동 매달려 있는,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존재감을 마구 뿜어내고 있는 모양새 때문에 다소 구입을 꺼려했던 사람들도 점차 디지털 기기에 돈 쓰길 아끼지 않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에어팟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자, 앞다투어 그 편리함에 매료되어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선이 존재하는 본래 의미의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구시대적이다’라며 놀림을 받거나 핀잔을 듣는 모습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습니다.

에어팟은 이제 하나의 패션 밈(meme)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선보였을 때로 회귀한 것만 같이 깔끔하고 유려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에어팟은 이제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액세서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마치 매일 멋있게 옷을 차려입는 것처럼 에어팟을 액세서리의 일종인 것처럼 귀에 꽂고 다니는 것이죠.

혹자는 어차피 에어팟의 인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블루투스 이어폰이 등장하고 디자인적으로 훨씬 뛰어나고 아름다운 블루투스 이어폰이 나타남으로써 지나갈 유행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에어팟을 사랑하는 패션 피플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들은 프랑스의 명품 패션 하우스인 디올의 파리 런웨이에서 모델이 가죽으로 된 에어팟 케이스를 목에 걸고 런웨이를 활보하기도 한 것을 예로 들며 에어팟의 인기는 쉽게 사장될 종류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물론 블루투스 이어폰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에어팟 외에 닥터드레, 루이비통 등에서도 자사의 멋있고 쿨한 디자인을 적용한 고품질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패션 피플들이 에어팟을 선호하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맥북과 아이패드, 아이폰 등과의 호환성 측면도 선호도에 반영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외형이 깔끔하고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에어팟은 특유의 외형으로 인해 나이키나 아디다스, 필라와 같은 스포츠웨어 뿐만 아니라 각종 명품 브랜드들과도 잘 어울림으로써 에어팟 유저들을 쿨하고 힙하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합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있어 에어팟의 사용은 다른 브랜드들의 블루투스 이어폰과는 달리 하나의 ‘패션 밈(fashion meme)’까지 불러일으키는,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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